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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성로 공구골목오랜 역사를 지닌 새로운 문화의 장을 만들다
오랜 역사를 지닌 새로운 문화의 장을 만들다꽃자리다방/박물관이야기
대구읍성의 북쪽 성벽을 허물고 만들어진 북성로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매우 번화한 거리였다.
전쟁이 끝난 후 많은 적산 가옥이 아픔의 역사를 지닌 채 쓸쓸히 남겨졌고, 거리마저 한산해졌다.
그러나 요즘 북성로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과거 구상 시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꽃자리다방’과
근대건축의 원형을 되살린 복합 문화 공간 ‘박물관이야기’를 살펴본다.

오랜 역사를 지닌 새로운 문화의 장을 만들다
피란 문인들의 사랑방이었던꽃자리다방대구역 네거리에서 북성로 골목으로 들어오면 가장 처음으로 눈에 띄는 꽃자리다방. 허름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입구에서부터 개성 있는 안내 팻말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난해 초 오픈한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 문인들의 안식처였다. 특히 구상 시인이 몸소 전쟁의 참화를 겪으며 쓴 시집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린 역사적인 곳이다. 전쟁이 끝난 후 긴 세월 동안 방치돼 있던 건물을 인테리어 전문 업체 단디자인의 대표가 당시 이름과 업종을 그대로 살려 지금의 꽃자리다방으로 재탄생시켰다.
현재의 다방 곳곳에는 과거의 이야기를 간직한 낡고 오래된 물품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특히 이곳에 남아 있던 1950년대의 목재를 재가공 해 만든 널찍한 카운터 일부와 수납장 등이 돋보인다. 또 과거 상점의 광고 스티커가 그대로 붙어 있는 우뚝한 기둥, 1950년대에 쓰던 조명과 현대식 조명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분위기도 색다르다. 1970년대 빈티지 오디오와 1950년대 진공관 스피커에서 흐르는 클래식 음악은 잔잔한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구상 시인의 ‘꽃자리’ 시에서 인용해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라고 써놓은 보드도 눈에 띈다.
지금의 꽃자리다방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모이기 때문이다. 2층 카페와 3층 옥상 라운지에서는 정기적으로 ‘어쿠스틱 살롱데이’라는 대구 음악가들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음악 축제가 열리고, 이외에도 북 토크, 벼룩시장 등 문화의 장이 마련돼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시간과 공간을 기억하는 이곳, 현대까지 문화의 거점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꽃자리다방은 단순히 옛것을 복원한 것이 아닌 100년의 역사를 아우르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새로운 문화의 장을 만들다
근대건축 속 전시장이 자리한박물관이야기1954년에 지어져 창고로 쓰였던 2층 근대건축물을 개조한 박물관이야기는 섬유공예가인 고금화 대표가 아트 숍과 갤러리가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적산 가옥의 독특한 느낌에 사로잡혔던 고 대표는 처음 이곳을 장식품을 파는 아트 숍과 공예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러다가 과거의 북성로를 추억하는 사람들과 갤러리 방문객, 역사 공부를 위해 들르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모이면서 커피 한잔과 다과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을 마련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층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노라면 이곳이 매우 독특한 공간임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건물의 원형을 그대로 살린 천장과 기둥 덕분이다. 노송나무와 소나무로 만들어진 틀이 여전히 건물을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으며, 한자로 쓰여진 상량문도 엿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아담한 공간 안에 전시된 많은 섬유공예 작품과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회화,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더 구석으로 들어가면 수십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고가구와 함께 고 대표의 어머니가 젊은 시절 썼던 골동품을 볼 수 있다. 전통 조각보, 한복, 베개 등 우리나라 전통이 느껴지는 소중한 물건들이다.
쓸쓸하게 남겨져 있던 창고가 어쩌면 이토록 따뜻한 공간으로 바뀐 것일까. 그것은 잊혀가는 역사를 기억하고 매 순간 느끼며, 후대에도 그것이 이어져 가길 바라는 고 대표의 바람이 가장 크게 반영되었기 때문일것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새로운 문화의 장을 만들다

글. 박다미 사진. 오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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