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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安의 시대, 안전지대를 찾아서
不安의 시대, 안전지대를 찾아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체셔라는 말재주 좋고 꾀 많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빠져나가는 길을 찾다가 갈림길에서 체셔 고양이를 만나 길을 물었다.
“어떤 길로 가야 하니?” 체셔는 엘리스에게 되물었다.
“어디로 가는데?” 엘리스가 “모른다”고 대답하자 체셔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어쩌면 개미(개인 투자자)들과 시장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不安의 시대, 안전지대를 찾아서
병적인 불안이 지배하는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가을철 미세먼지 덕에 해외 명품 공기청정기가 강남 아줌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사스(SARS) 병원균도 걸러낸다는 소문에 200만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스위스산 공기청정기는 품귀 사태를 빚기도 하고, 스웨덴산 역시 100만원대 고가에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한다.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불안(不安)의 한 단면이다. 우리네 아버지 세대는 가진 것이 없기에 ‘불편’했지만, 현세대는 쌓인 크기만큼의 ‘불안’을 떠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일본 원전사태, 미세먼지의 공습, 잦은 지하철 사고와 화재 등은 그동안 간과했던 안전의 가치를 송두리째 뒤흔들어놓았고, 그 자리는 형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불안감이 대신하고 있다.
불안(Anxiety)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이 편치 못하고 조마조마한 상황, 또는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한 상태를 말한다. 즉,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먼 훗날의 위험과 걱정 때문에 현재의 생활에 몰입하는 것이 방해받는 상태를 말한다. 물론, 위험한 상황에서 느끼는 적절한 불안(Normal Anxiety)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병적인 불안(Pathological Anxiety)에 있다. 현실적인 위험이 없음에도 불안을 느끼거나 위험의 정도에 비해 과도하게, 또는 위험 요인이 사라졌음에도 그 증상이 계속되는 이상 현상이다.
한국 증시도 어느 때부터인가 ‘병적인 불안’에 갇혀 있는 듯하다. 외국인이 없으면 곧 증시가 무너질 것이란 걱정에 사로잡혀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마저 각종 불안에 갇혀 있다. KB증권은 ‘2019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현시점에선 내년 증시에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며 긍정보다는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전망을 1900~2370선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실물경제 리스크가 금융 리스크로 옮아가면 코스피는 1530~1800선의 저점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는데, ‘투자 나침판’ 역할을 해야 할 증시 전문가들이 명쾌한 투자 가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상황을 보면 이해도 간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기둥인 현대차는 20년 만에 신용 등급이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고, 삼성전자는 반도체발 실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에 그칠 것이 확실시된다.
수많은 전문가가 “2019년 한국 경제는 우울할 것이다”라며 걱정한다. 무디스의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정부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최근 ‘2019년 한국 신용 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은 성장하지만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특히 수출 부문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무역 불확실성뿐 아니라 여러 내부적 불확실성이 나타나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不安의 시대, 안전지대를 찾아서
LA다저스 9번 타자 류현진, 그에게서 배우는 증시 대응법어려운 시기다. 자산관리와 투자가 쉽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설적인 대가들의 투자 철학에서 해답을 찾아볼 수도 있다.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단 10분도 들고 있지 마라.” 현존하는 최고의 주식 투자자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 워런 버핏은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식을 살 때는 기업을 매수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내재 가치를 판단하고, 이후에는 믿고 기다리는 게 최고의 투자법이라는 얘기다. 코카콜라 투자는 그의 장기 투자 안목을 잘 보여주는 사례. 그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나는 하루에 700칼로리를 콜라로 섭취한다. 콜라는 먹었을 때 행복해지는 음식이다”라며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알려진 벤저민 그레이엄. 그는 이론가답게 자신이 세운 투자 원칙에 따라 투자 대상을 압축했다. 바로 △현금 흐름이 우수한 대형주 △20년 이상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 △주가가 최근 1년간 주당순이익의 20배, 7년간 평균 주당순이익의 25배를 넘지 않는 기업이다. 그는 투자 방식도 제시했다. 10∼3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라는 것.
류현진 LA다저스 투수도 좋은 모델이다. 그는 올해 부상 때문에 정규 리그 15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7승 3패 평균 자책점 1.97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류현진 선수의 타격 실력이다. 아마 경기 중계를 보신 많은 분이 공감할 거로 생각한다. 류현진의 시즌 타율은 2할 6푼 9리를 기록했고, 정확하게는 26타수 7안타의 성적을 올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선 한 경기 3안타를 쳤다.
류현진 선수가 상대 투수와 대결하며 안타를 치는 과정을 보면서 문뜩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변화구는 철저하게 끝까지 기다리고, 직구에만 배트가 나가는 모습이 그것이다. 직구만 집요하게 공략해 몇 번의 파울 끝에 결국 안타를 쳐내곤 한다. 류현진 선수는 왜 철저하게 직구만 노렸을까? 너무나 당연한 대답 같지만 류현진 선수는 LA다저스의 제2선발 투수이기 때문이다. 팀 내 누구도 류현진 선수에게 타자로서의 활약을 기대할 리 없다. 병살타만 안쳐도 잘했다고 칭찬받을 일이다.
LA다저스 투수 류현진 선수가 우리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수많은 투자자 중 한 명이라고 해보자. 투수가 아닌 타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류현진 선수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아직도 그의 주변 환경은 모든 것이 낯설다. 입맛에 안 맞는 음식 하며 의사소통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 생전 안 하던 타격도 해야 한다. 그야말로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불확실성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끝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변화구는 철저하게 버렸다. 그리고 직선으로 날아오는 직구에만 투자의 포인트를 집중했고, 그 결과 투수로서는 놀라운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우리 팀이 10 대 2 정도로 대승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직구든 변화구든 욕심을 내고 큰 스윙을 해볼 만하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한 점 차이로 승부를 겨루고 있는 상황이라면 공 하나하나가 결과를 판가름 지을 수 있다. 호재와 ‘테마’를 좇기 바쁜 요즘, 그레이엄이 강조했던 원칙, 타석에서의 류현진의 자세를 곱씹어볼 만하다.

不安의 시대, 안전지대를 찾아서

글. 김문호(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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